그레샴의 법칙(Gresham's law)
그레샴의 법칙(Gresham's law)은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驅逐,내쫓다)한다"는 뜻의 경제용어입니다.
영국의 재정가 토마스 그레샴이 주장한 "나쁜것이 좋은 것을 이긴다"는 법칙인데요.
저는 몇년 전 썰전에 허지웅씨가 출연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라는 말을
짝퉁 한류가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에 인용하여 말을 한 것을 본 기억이 있는데요.
흔히 그레샴의 법칙에서 나오는 구축(驅逐)을 구축(構築)으로 이해하곤 하는데...
평론가이면서 책도 많이 읽은 허지웅씨가 경제를 몰라서 이렇게 말을 했을까요? 허지웅씨의 그날 발언에 당황스러웠습니다.
사실 저도 처음 그레샴의 법칙을 알게되었을때 구축이라는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구축하다'(Construct)의 의미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레샴의 법칙'은 16세기 영국에서 활동했던 재정가 토머스 그레샴이 이러한 법칙을 설명했기때문에,
그레샴의 이름을 따서 불리게 되었습니다.
17세기까지는 금화, 은화, 동화가 같이 쓰이기도 했는데요.
아마 경제를 잘 모르시는 분들도 금본위제, 은본위제 같은 말을 들어보셨을꺼예요.
은본위제 당시 은화에 구리 등을 섞어 주조하면 사람들은 은 함량이 높은 은화(양화)는 가지고 내놓으려 하지 않고,
반면 은 함량이 낯은 은화(악화)는 얼른 다름 사람에게 줘버리려고 하기때문에 거래에 활발하게 사용하여
결국 시장에서 양화는 사라지고 악화만 남아 유통된다는 것이였습니다.
사실 그레샴은 위와 같은 현상을 발견하고 지적한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그러한 현상을 유도한 인물이였죠.
그렇게 화폐를 발행해야 정부가 재정수입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였는데요.
사람들이 은화의 옆면을 갈아서 은가루를 얻어내 은화의 은 함유량을 줄이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은화의 무게가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악화는 갈수록 많아졌습니다.
비단 이와 같은 일들을 은본위제에서만 발생한 것이 아니였습니다.
당연히 1821년 도입한 금본위제에서도 발생했는데요.
현물가치가 있는 화폐본위제도에서는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현상이였습니다.
그렇다보니 나중에는 귀금속 세공업자(골드스미스)들에게 금을 맡겨두고 보관중인 골드스미스 노트(보관증)를
받아서 금화 대신 거래를 하게되었습니다.
골드스미스에게 노트(보관증)를 가져가면 언제든지 금으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골드스미스 노트가 발전하여 지폐가 되고 골드스미스들의 역할이 은행으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그레샴의 법칙은 경제용어이지만,
요즘은 품질이 좋은 제품(양화) 대신 저질 제품(악화)이 시장에 넘쳐나는 사회현상을 가리킬 때도 쓰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신권지폐가 나오면 사람들이 집에 두고 선물용이나 전시용등으로 쓰려고 하여
시장에 유통안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5만원권 지폐가 새로 나왔을 당시에도 선물용으로 쓰려고 집이나 금고에 숨겨놓다보니
시장에 유통이 되지 않던 적도 있었죠.
사실상 그레샴 법칙은 화폐 유통법칙으로서의 의미는 퇴색되었지만,
더 넓은 의미의 유통시장에서 예전과 비슷한 맥락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당장 눈앞의 이익만 노리고 저급한 상품들이 시장에 유통되고
능력보다는 아부와 뇌물로 성공하는 자들이 판치는 세상이 되지 않길 바라며 오늘 포스팅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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